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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28 03:17

찜찜한 만화 (특정 만화의 줄거리가 나오니 읽지마세요)


'파라다이스 키스'라는 만화는 아는가?
아님 '나나'는?
위 두 작품을 그린 'Ai Yazawa'씨는?

셋중에 하나는 알겠지()
내가 위에 쓴 두 작품을 전부 읽었으면 아래를 읽어도 좋아 '-'


만화가 그려진 시기는 '파라키스'가 먼저라지만 나는 '나나'를 먼저 읽었어.
읽고나니 무척 마음이 찜찜해지고 하루가 우울해지는 만화 아니겠어?
내가 읽었을 당시에 '나나'는 완결이 안나서 (내가 느끼기에 결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그런가보다고 넘어갔었지.

근데 어제 '파라키스'를 읽고나니 똑같이 찜찜한게야.
이번엔 완결까지 전부 읽었는데!

야자와(?)씨 그림 정말 잘 그리지?
내용 없이 그림만 보면 진짜 사람이 행복해지는 그림체야.
서로를 바라보는 애틋한 눈빛이 아주 죽인다니까!
거기에 쭉쭉 빵빵 선남선녀만 나와서 눈도 즐거워 히히.

거기에 어찌나 연애를 민망할정도로 찐하게 하던지 *-_-*
또 얼마나 서로 좋아 죽던지
보는 내가 두근거릴 정도라고.
표현력과 이야기를 이끌어내는 타이밍이 상당히 내 취향이야~

근데..
근데 말이야 문제는,
둘이 헤어져.

....
솔직히 그냥 좋아 죽을때 끝내도 충분히 좋을 작품이 나왔을텐데
그러질 못하더라고.
내가 해피엔딩만을 좋아해서 그렇지만서도.

차라리 헤어지고 그냥 끝나면
엉엉 울면서 다음엔 멋진 사람 만나는 것을 원하겠지
아님 뭐 어차피 만화니까
나이스 중년이 된 두사람이 반평생 서로를 그리워하며 솔로로 늙어간다()는 상상이라도 할거아냐?

....근데
그렇게 끝나지도 않아.

둘이 헤어져.
그리고 잠깐 괴로워해.
그리고 또다른 남자를 만나더니...아니 다시 요약 할께.

서로 보자마자 눈맞아서 뜨거운(..) 연애질을 하다가
'우린 성격이 안맞아'
따위로 후딱 헤어져버리더니
마지막화엔 딴남자랑 미묘한 표정을 지으며 결혼을 해.
그때 그남자와의 추억은 정말 반짝반짝한 기억뿐이라 행복하대.
이런 만화라고.

...
이런 스토리로 만화를 그릴수도 있지.
있고말고..

근데 그럴람..
초장에 대충 분위기잡고 헤어진담에 다음 남자를 만날때까지를 주 이야기로 잡던가..
그래서 마지막에 만난 남자랑 뜨겁게 연애질을 한 이야기를 행복하게 그려주던가

도대체 작가가 원하는게 뭘까?
왜? 그렇게 그리는거지?

'파라키스'는 5권 완결인데 말이지
1,2,3,4권 뜨겁게 연애질하고
5권말기에 헤어져서 10년후. 이러더니 딴남자랑 한달뒤에 결혼한대. 그리고 끝.

...
1,2,3,4권과 5권 초반까지 숨죽여가며 뜨거운 연애질에 맞춰서 읽던 나는
찬물 맞은뒤 남극으로 쫓겨난 기분이야-_-

둘이 행복했을때 끝나면 나도 행복해 할꺼야.
둘이 헤어지고 끝나면 나도 슬퍼할꺼야
근데 둘이 헤어지고 난 슬퍼할 준비를 하기시작하면
다시 딴사람이랑 바로 만나버려
그럼 난 축하해야하나? 아직 슬퍼하지도 못했는데?
근데 그러고 끝나.
어쩌라고? 이건 뭐 행복해지라고 그린거야? 아님 슬퍼하라고? 축하하라고?
아님 그냥 이도 저도 아닌 찜찜함을 느끼라고?

이건 전에 없던 신선한 구조의 만화가 아냐.
나한테는 그냥
짜증나고 찜찜한 구조의 만화야

그림만 이쁘면 뭐해
아무리 서로 이쁘게 사랑하면 뭐해
질투날 정도로 멋지게 사랑하는 내용을 맛깔나게 내내 그려서 뭐해
순식간에 헤어지고
다시 새로운사람 만나고
추억만 남고
옛날 일이라며 씁쓸하게 웃고

나는 그런건 현실만으로 충분하거든

...이제 그사람 만화는 안볼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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