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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13 03:25

교보문고가 어디에 있나요?

지난 10일 한모씨의 생일축하를 위해 종각으로 내사랑 160번 버스를 이용하여 나가는 도중
FTA시위 덕분에 광화문에서 내려 걷게 되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그래 종로3가에서 약속 잡지 아니한것이 어딘가 라며 위로하며 찬바람 에이는 도심을 지나가는 도중
그때까진 FTA시위임을 몰랐던 나는
사람 참 많이 모였네 근데 좀 춥다
시위자보다 전경이 더 많아보이네(....) 헌데 좀 춥네
목소리들 겁내 커서 음악이 안들리네....-_- 그래도 추운건 춥다
도로에 차 없으니 보기 좋구나라지만 좀 썰렁해보여 춥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걷고 있었다.

슬슬 종로풍의 거리가 보여 횡단보도만 걸으면 아는곳이 나올것 같은 예감에
(옆에 영풍문고의 간판을 목격하여)
잠시나마 추위를 잊고 가속도좀 내볼려는 찰나
왠 아낙 둘이 종로 한가운데에서 길을 묻는다.

'광화문에 교보문고 있는거 맞죠?'
'교보문고가 어디에 있나요?'

머릿속으로는 .....-_-
광화문의 교보문고를 왜 종각에서 찾으실까나
아니 좀더 자세히 말하자면
종각에서 광화문의 일직선상에 놓인 거리라 직진하면 교보문고고, (그간 좀 춥겠지만)
이미 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계신 아낙 둘이 왜 물어보는 것일까
아 춤구나
위와 같은 딴지들이 퐁퐁 샘솟고 있었지만 그래도 길묻기에 알면 답해야 하기에 알려줬다.

'제가 온 방향으로 죽 가면 광화문역 보여요. 그 근처에 있으니 가서 한번 더 물어보세요.'

나의 이 깔끔하고도 친절한 답변에 감동을 받았는지
본격적인 질문이 쏟아져 나온다

'공부하시는 학생이신가요?'
'얼굴이 훤하시네요'
'몇살이세요?'
'어느 성씨 쓰세요?'
'조상이 참 복잡하시네요 많이 꼬여있어요'
'마음이 참 갑갑 하시죠? 남들에게 말도 못하는 고민 있으시죠?'

나 또한 대충 단답식으로 답하기 시작하였는데
답하다 보니 이아가씨들 말로만 듣던 '도를 아십니까'가 아닌가(..)
황당함에 몰래카메라가 아닌가 주위까지 둘러보았지만 요즘 그런 프로는 안하는것 같던데 -_-....

이 둘 아가씨들 맡은 포지션이 예술이라
내가 슬슬 도망가려 포진을 취하자
내 앞길을 교묘하게 온몸으로 막고 -_-..
한명은 위의 질문들을 따발총마냥 늘어놓고 (내 대답은 기다리지도 않는다)
나머지는 옆에서

'그렇죠'
'그거지요'

요 두마디만 하는것이 완전 이 둘 나한테 꽁트 보여주려고 이러는건가는 생각도 들더라.

'혹시 역학같은거 하세요?' 라는 내 질문엔
'그거 했음 우리가 저기가서 사주보고 있지 왜이러겠어요, 우리는 %%를 연구하는 사람입니다'

시간이 이미 오후 6시 30분인지라
'저 약속 6시입니다 어서 가야해요 -_-'
솔직하게 말을 해보았지만

'친구가 밥먹여준답니까'
'옷깃도 스쳐도 인연이라는데 이러지말고 가서 커피 한잔 마셔요'
'커피한잔 사주세요'

이미 내 머릿속에서는
'말못할 고민정도는 하나씩 상비해줘야지 없음 그게 사람입니까? 시체죠'
'조상까지 올라가서 안꼬인 사람 어디있겠습니까? 조상일엔 그다지 관심없습니다'
'당신이야 옷깃만 스칠 인연이라지만 친구는 하늘과 땅차이로 당신보단 인연 깊거든요? 밥은 안먹여주겠지만 당신 만나고 있을 시간보단 도움 됩니다'
'이사람들이 커피정도는 니들이 사야지 나보고 사라고?'

등등 오만가지 말들이 목까지 올라왔지만 앞에도 말했듯
이 아낙들 내 대답은 기다리지도 않는다 -_-

처음만난 도를 아시는 아가씨들인지라 적당히 말을 들어보았지만
슬슬 아가씨들 레파토리도 바닥을 치는 바람에 새로운 질문도 안들어와서
(조상이 꼬였어요 커피사줘요의무한반복)
'죄송하지만 이만 가보겠습니다'
로 아가씨와 동시 대화를 해버리고 뒤도 안돌아보고 도망갔다(..)

25년인생 처음 만나보는 '도를 아십니까' 인류들.
예전에 주변 사람들 다 '자주'만난다는데 왜 난 하나도 안 걸릴까? 는 마음에 어무이와 상담(?)을 해본적이 있다.

어무이의 단순 명퀘한 대답.
'그거 내가 '비싸보이는' 차림을 하고 있을 때만 달라붙더라고.'
....그런것이었다.
대충 입고 다니는 것도 장점이 있다는 크나큰 교훈을 마음에 새겼는데
이 아가씨들은 그날 날 왜 타게팅했을까

.......
내가 그날 그렇게 바보처럼 보였나? -_-

솔직히 내 나이때 아가씨들 치고는 좀 심하게 대충 입고 다니지만;
전 성별(..)에 전 연령으로 해놓으면 그닥 대충입고 댕기는것도 아니고 ;
한가지 불만이었던 점은
그날 앞머리자르러 미용실갔다가 이 언니들이 나 입고 온 옷은 기억 저편 안드로메다로 날려버렸는지
완전 단색 정장에 어울릴듯한 머리로 롤을 말아놔서(...) 좀 심하게 언밸런스했다는것 정도뿐? ;
라지만 찬바람에 완전 날려 이 머리가 롤인지 생인지 구분도 안갔을터인디 -_-;

하긴
살찌고 만만해보인다는 소리는 많이 들어왔지
....-_-

덧) 이날 모르는 언니의 술집 화장실 문열어놓고 볼일 보시기 사건도 터졌었지만 그것은 나중에 따로 쓰던지 말던지 하겠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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